김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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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조화의 맛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18:23
- 조회수631
자, 지금 잘 익은 배추김치가 앞에 있다. 눈을 감고 한 입 먹으면서 어떤 맛이 느껴지는지 음미해 보자. 매운맛, 짭짤한 맛, 단맛, 쌉쌀한 맛, 감칠맛, 톡 쏘는 청량한 맛. 한 가지 음식에서 이토록 다양한 맛이 나는 음식이 김치 말고 또 있을까? 김치 맛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여러 맛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서 환상적인 맛을 만들며, 어떤 맛을 좀 더 강조하는지에 따라 색다른 맛이 생겨 난다는 것! 이러한 팔색조 같은 맛은 바로 김치를 담그는 재료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소금
김치에서 소금은 간을 맞추는 용도뿐 아니라 김치가 적당히 숙성하여 완전히 변질되지 않도록 사용하는 재료로서 발효 음식에 필수적이다. 특히,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단계는 김치의 맛과 조직감을 좌우하여 매우 중요하다. 배추는 소금을 뿌리거나 소금물에 담그면 삼투 현상으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흐물흐물해지다가 짭짤하게 절여진다. 이렇게 배추에 간이 배어 들면 생채소일 때보다 훨씬 오래 저장할 수 있다. 김치를 담글 때는 소금물의 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금기가 적으면 잡균의 번식을 막지 못해 발효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반면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여러 번 씻는 동안 배추의 영양분과 당류가 빠져나가 김치 맛이 밍밍해진다. 집집마다, 지역마다, 또 계절에 따라 소금의 양과 절이는 시간이 달라지지만, 보통 김장김치를 담글 때는 염도 10% 정도의 소금물에 배추를 담가 열여섯 시간 이상 절인다.
소금의 종류
우리나라 현행 식품위생법상 식염이란 바닷물이나 암염, 호수염 등에서 얻은 염화나트륨(NaCl)이 주성분인 결정체를 재처리하거나 가공한 것 또는 바닷물을 결정화하거나 정제·결정화한 것을 말한다. 천일염을 포함한 재제소금, 태움·용융소금, 정제소금, 가공소금 및 기타 소금으로 분류된다. 국제식품규격에서 정한 식염이란 주로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된 결정체로 바다, 지하의 바위 퇴적염 또는 천연 소금물에서 얻는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와 달리 식염을 한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천일염은 염전에서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으로, 바람이나 태양 등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재제소금은 원료소금을 정제수나 해수 등으로 녹인 후 끓여서 재결정화하여 얻는 소금으로, 천일염 방식이 도입되기 전 우리나라 전통 생산방식인 자염이 여기에 해당된다. 소금 모양이 눈송이와 비슷하다고 하여 꽃소금이라고도 한다. 정제소금은 정제한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을 통해 나트륨(Na) 성분만 통과시킨 후 증발 설비에 넣어 만든 소금이다. 태움·용융소금은 원료소금을 태우거나 녹여서 그 원형을 변형한 소금으로 대나무 통에 천일염을 넣고 가마에서 구워 만드는 죽염이 여기에 속한다. 가공소금은 위에서 본 소금들 50% 이상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더해 가공한 소금을 말하며, 맛소금이 정제소금에 향미증진제와 글루탐산 나트륨을 넣어 배합한 가공소금이다. 기타 소금은 암염, 호수염 등이 속한다. 암염은 지하로 들어간 해수가 지각 변동으로 인해 결정되어 굳어진 것으로, 석탄을 캐는 방식과 비슷하게 굴을 파고 내려가 암염을 부수어 캐는 방법과 땅속으로 관을 내린 뒤 물을 넣어 소금을 녹여서 끌어올린 염수를 건조하여 생산하는 방식이 있다. 암염은 세계 소금 생산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호수염은 고대 바다와 육지의 지각 변동으로 염호가 생성된 후 오랜 기간 수분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 있는 호수에서 생성된 소금을 말한다.
맛있는 소금, 한국의 천일염
김치를 담그기에 가장 좋은 소금으로 보통 우리나라 천일염을 꼽는다. 천일염은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이지만 황산칼슘(CaSO₄), 황산마그네슘(MgSO₄), 염화마그네슘(MgCl₂), 염화칼륨(KCl) 등의 무기물도 섞여 있다. 이러한 천일염은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무기물의 공급원이 되어 발효 식품의 미생물 생육을 좋게 한다. 또한 소금 성분 중 마그네슘(Mg)이나 칼슘(Ca)은 배추의 펙틴과 결합하여 아삭아삭한 맛을 더해준다. 한국의 천일염은 갯벌이 많고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의 염전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보통 4~10월 초까지 생산되지만 지역 및 기후에 따라 9월까지만 생산하기도 한다. 좋은 소금은 입자가 굵고 정육면체의 모습을 가진 것으로, 비 온 뒤 처음 생산된 소금을 깨끗하고 좋은 소금으로 여긴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햇빛과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다. 바닷물이 증발하면 염판에 소금꽃처럼 결정이 피는데, 이 결정을 긁어 모아 간수(염수)를 빼면 질 좋은 천일염이 완성된다. 간수를 빼지 않은 천일염은 쓴맛이 나기 때문에 짧으면 몇 달에서 길게는 몇 해에 걸쳐 간수를 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간수가 많이 빠질수록 소금은 보슬보슬하고 단맛이 강해진다.
ⓒ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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