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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향긋한 채소의 맛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18:14
  • 조회수740
김장을 위해 다듬어 놓은 배추의 노란 속잎을 떼어서 먹어 본 이라면 배추의 달고 시원한 맛과 연한 식감을 잘 알 것이다. 수분이 많고 단단한 가을 무는 한 입 베어 물기만 해도 순식간에 갈증이 가신다. 배추와 무뿐만 아니라 담백하고 신선한 채소들은 여타의 양념 없이 그대로 먹어도 맛있다. 여기에 마늘, 생강, 양파 같은 향긋하고 톡 쏘는 양념용 채소들이 함께하면 또 다른 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김치의 맛은 바로 이러한 다양한 채소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달고 고소한 배추의 맛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김치는 배추김치다. 배추김치 중에는 봄동김치나 얼갈이김치도 있고, 배추를 썰어서 담그는 막김치도 있다. 하지만 배추를 2등분하거나 4등분해서 만드는 포기김치가 가장 일반적이며, 김장 때도 포기김치를 가장 많이 담근다. 요즘에는 배추 재배 기술의 발달로 사계절 내내 배추를 수확하지만, 그래도 11월의 가을배추가 역시 가장 맛이 좋다. 봄동은 겨울에 재배하는 배추의 한 종류다. 결구되지 않아 옆으로 퍼져 있으며, 결구배추보다 달고 고소하다. 겨우내 먹은 김장김치가 슬슬 지겨워지는 초봄 무렵 봄동으로 겉절이를 담가 먹으면 새봄이 찾아오듯 입맛이 되살아난다. 얼갈이배추는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재배하는 배추다. ‘얼갈이’라는 이름은 얼다 녹다 하며 자란다고 해서, 혹은 딱딱하게 언 땅을 대충 갈아 심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잎이 결구되지 않고 쭉 뻗은 얼갈이배추는 겉절이를 담그기도 하고, 국을 끓이거나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배추는 어떤 종류든 모두 단맛이 나며, 칼슘과 비타민C,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수분 함량도 높다. 한방에서는 배추가 침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내장의 열을 내리게 한다고 소개한다. 또한 충분한 수분으로 자연스러운 이뇨 작용을 돕고,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를 예방하며,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하여 시력을 보호하고 백내장, 야맹증,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며, 특히 항암 기능이 있다고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 함량이 높다. 그야말로 ‘종합 영양제’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배추는 국을 끓이거나 쌈을 싸서 먹거나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배춧국을 먹으며 속을 풀기도 했다. 또 배추 씨에서 짠 기름은 칼이나 쇠그릇의 녹을 방지하고 머릿기름으로 쓰였다.

시원하고 아삭한 무
무는 깍두기처럼 김치의 주재료로도 쓰이지만 채를 썰어 배추김치의 양념소로도 흔히 쓰인다. 좋은 무를 고르고 싶다면 무의 줄기인 무청이 싱싱하고 잎이 많은지, 그리고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한지 확인하면 된다. 조선무라고 부르는 통무를 비롯해 총각무, 순무, 방울무 등으로 김치를 담가 먹으며, 무로 담근 김치로는 깍두기, 섞박지, 총각김치, 동치미, 통무김치 등이 있다. 무청은 따로 말려 두었다가 나물이나 국으로 먹는다. 무는 예전부터 배추와 함께 소화를 돕는 채소로 꼽혔다. 무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가 들어 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을 깨끗하게 하며, 변비를 예방한다. 무에 함유된 베타인(Betaine) 성분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주며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한방에서는 가래가 끓고 목이 아플 때는 무를 달여서, 체하거나 위가 아플 때는 무를 갈아서 먹게 한다.

매콤한 고추의 맛
좋은 고춧가루를 써야 김치를 맛있게 담글 수 있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배추에 버무리는 양념소 맛은 고춧가루에 의해 좌우된다. 보통 햇볕에 말린 국산 태양초 고춧가루를 최고로 치며, 잘 말린 태양초는 몸통이 빨갛고 꼭지는 노란빛을 띤다. 간혹 말리지 않은 홍고추를 그대로 갈아 양념으로 쓰기도 하고, 동치미를 담글 때는 고추를 소금물에 담가 삭혀서 넣기도 한다. 고추 역시 건강에 이로운 것은 물론이다. 고추에는 특히 비타민C가 듬뿍 들어 있어 감기를 예방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피부 건강도 지켜주는데, 동일한 양의 사과보다 열여덟 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을 연소시키며 암 예방에도 효과가 좋다. 또 고추에 많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E는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한다.

알싸한 마늘과 생강의 맛
김치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중요한 재료가 바로 마늘이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한민족은 오래전부터 알싸한 향과 맛을 지닌 마늘을 즐겨 먹었다. “모든 한식에는 마늘이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있듯, 한국인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먹는 마늘의 양은 대략 7kg이나 된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 동안 먹는 마늘의 평균 양이 약 0.8kg이니 세계 평균치에 비해 한국인이 약 9배를 더 먹는 셈이다. 마늘 향이 강한 김치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 ‘마늘김치’라는 이름의 상품 김치가 따로 나오기도 했다. 마늘은 천연 항생제라 할 만큼 항균 활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김치를 맛있게 발효시키는 미생물이 풍부하여 김치를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양념 채소다. 마늘은 원기를 보충하는 강장제로도 알려져 있는데,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잡균들을 없애 유산균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김치의 맛을 변하지 않도록 해준다. 알리신과 더불어 비타민B1은 신경을 안정시켜 불면증을 개선하고, 시스테인과 메티오닌 성분은 해독 작용으로 간을 튼튼하게 하며, 칼륨은 과도하게 쌓인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한 생강도 김치의 주요 양념 채소다. 생강은 매운맛과 독특한 향기가 나는 채소로, 우리가 먹는 부분은 주로 덩이줄기다. 즙을 내거나 빻아서 김치나 여러 음식에 양념으로 쓰고, 편강이나 차로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자기 전에는 무를 먹고 일어나서는 생강을 먹어라”라고 할 만큼 생강이 식욕을 돋우고 소화·흡수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생강의 진저롤 성분이 위액 분비와 소화, 신진대사를 촉진해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생강을 고를 때는 향이 강하고 껍질이 얇으며 노란빛을 띠는 것이 좋다.

대파와 쪽파의 맛
파로 담그는 파김치는 알싸한 향과 맛으로 인기가 많다. 쪽파로든 대파로든 김치를 담가 먹는데 쪽파로 담그는 파김치가 더 일반적이며, 대파로 김치를 담그면 ‘대파김치’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파도 무처럼 배추김치나 다른 김치의 양념으로 쓰인다. 대파를 양념에 넣을 때는 어슷썰기를 하고, 쪽파는 3~4cm 정도로 썬다. 싱싱한 파를 고르려면 크기와 굵기가 일정하면서 잎의 끝부분까지 시들지 않아야 한다. 또 파의 흰 부분과 푸른 부분의 경계가 확실한 것이 좋다. 파에도 비타민A와 C, 칼슘, 인 등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 있다. 특히 파의 매운맛을 내는 황화아릴 성분은 우리 몸에서 소화액의 분비를 돕는다. 초록색 파 이파리에는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A가 많으며, 파 뿌리에는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알리신이 풍부하다. 민간요법에서는 파가 감기 치료제로 흔히 쓰여서, 감기에 걸리면 파뿌리를 달여 마시거나 파를 넣고 죽을 끓여 먹는다.

맵싸한 갓의 향기와 맛
갓은 배추와 무를 먹기 훨씬 전부터 먹어 온 채소로, 독특한 향과 매운맛이 난다. 갓을 주재료로 담그는 갓김치도 있지만, 보통은 잘게 썰어 김치 양념으로 넣는다. 갓의 종류로 청갓과 홍갓이 있는데, 여수 돌산 갓으로 유명한 청갓은 주로 갓김치를 담그고, 홍갓은 양념에 넣는다. 김장철을 위해 심는 갓을 따로 ‘김장갓’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밖에도 김치에는 향긋한 미나리를 썰어 넣거나 양파와 과일을 갈아서 넣기도 한다. 여러 채소를 버무려 맛의 조화를 끌어낸 것이 ‘김치의 맛’이다. 예전에는 김치를 담글 때 가능한 한 ‘쇠로 만든 칼’을 쓰지 않고 손으로 다듬으려고 했다. 시든 이파리들을 떼어 내거나 생긴 모양대로 쪼개고 가르는 식이었다. 물론 무와 같은 단단한 채소들은 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채소들의 생명력을 최대한 칼로 해치지 않겠다는 조상들의 마음가짐이 참으로 겸허하고 경건하게 느껴진다.

ⓒ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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