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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와 김치의 만남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15:24
  • 조회수3053
젓갈 이후 또 한 번 김치의 역사를 바꾼 재료가 있다. 바로 고춧가루다. 지금 우리에게는 빨간색 고춧가루가 김치의 핵심적인 요소이자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으나, 처음부터 김치에 고춧가루가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물론 백김치나 동치미에는 여전히 고춧가루를 넣지 않지만, 대신 빨간 생고추나 소금물에 삭힌 풋고추가 들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 또한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고추가 김치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약 4백 년 전부터이다. 고추를 사용하기 전까지 김치의 저장 기간을 늘려주는 재료로 산초, 여뀌, 할미꽃, 노야기, 그리고 한약재로 쓰이는 형개 등이 쓰였다. 

고추, 김치에 붉은 옷을 입히다
고추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음식의 재료로 사용된 것은 1600년대 기록에서 확인된다. 처음에는 약재로 쓰였던지 “맵고 뜨거운 기운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데다 소화를 도왔다”라는 기록이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오랜 전쟁을 치르느라 굶주림에 허덕이던 백성들이 배고픔을 달래고 몸을 보하기 위해 고추를 즐겨 먹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고추가 김치에 쓰인 단서는 조선 중기 문인인 이서우(1633~1709)의 시문집 《송파집(松坡集)》에서 처음 확인된다. 조선의 양반가 여성들이 기록한 조리서를 보면, 김치의 재료로 사용되던 산초 대신 고추가 들어가는 변화 과정도 엿볼 수 있다. 1766년 출간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는 고춧가루를 넣은 오이소박이 만드는 법이 자세히 실려 있다.

고춧가루를 넣은 오이소박이 만드는 법
1. 늙지 않은 오이를 취해 세 면에 칼집을 낸다.
2. 고춧가루를 조금 넣고 마늘 네다섯 편을 끼운다.
3. 오이를 항아리에 넣는다.
4. 물을 오래 끓인 뒤 소금을 넣고 식기 전에 항아리에 붓는다.
5. 입구를 단단히 봉했다가 다음 날 먹는다.

김치는 고춧가루를 사용하면서 젓갈 특유의 비린내가 효과적으로 제거되고 소금 양을 줄이고도 저장 기간이 더 길어져, 장아찌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김치 고유의 알싸한 탄산미와 발효미를 내게 되었다. 먹음직스러운 붉은색 덕에 한결 보기 좋은 음식이 된 것은 물론이다. 옛 문헌에 등장하는 고추 이야기로는 “고추를 항아리 속 채소와 섞으니 김치가 맛있네”(이서우), “김치에 향기로운 고추 열매 넣으니 맛이 부드러워지고 시원해진다”(김창업, 1658~1721), “고추 넣은 물김치를 먹으니 살아있는 봄이 온 듯하다”(서유구, 1764~1845) 등이 있다. 고추로 인해 유산 발효가 잘 일어나 상큼한 신맛이 더해졌음을 생생히 표현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고추가 가져온 김치의 변화가 실감된다.

ⓒ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2022)
※ 본문과 그림은 '세계김치연구소' 저작물로 '김치콘텐츠통합플랫폼'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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