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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김치, 배고픈 시절을 건넌다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15:06
  • 조회수891
먹을거리가 풍성할 때는 귀한 식재료들이 김치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반찬은커녕 밥 한 그릇 배불리 먹기 어려운 시기에도 사람들은 김치를 담가 먹었다. 일제강점기 후반 일제의 총동원 체제,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가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겪던 보릿고개 등 입에 풀칠도 하기 힘들 때, 반찬 하나 놓고 끼니를 때울 때, 이러한 상황에서조차 김치는 우리 곁을 지킨 음식이었다.

한국전쟁과 김치
전쟁은 무차별적으로 모든 것을 파괴한다. 물리적인 시설·건물뿐 아니라 사회제도, 도덕성과 가치관 등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 법과 제도 같은 사회 운영 원리까지. 이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은 무너지고 오로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만이 남는다. 한국전쟁에서도 이러한 전쟁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다. 예기치 못했던 기습 전쟁이라 많은 이들이 급하게 피난을 떠나 한정된 지역에 모여들면서 의·식·주 해결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먹을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옷과 잠자리야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었지만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은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았다. 그때 피난민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준 건 김치였다. 평상시처럼 다양한 재료를 넣지 못해도 김치는 기본 이상의 맛을 냈고,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거뜬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치에 물을 부어 끓이면 김칫국이 되었고, 여기에 밀가루 반죽을 떼어 넣으면 김치 수제비, 쌀을 넣으면 김치죽이 되었다. 김치를 담그면서 생기는 시래기도 피난민의 건강을 챙기는 알뜰한 반찬이 되어주었다. 이렇듯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은 김치의 면모는 어려운 순간에 더욱 빛을 발했다. 김치는 품이 들더라도 한번 만들어 두면 별다른 조리 없이도 차려 낼 수 있는 훌륭한 반찬이 되며, 국물 한 방울 남길 것 없이 활용 가능한 든든한 식재료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렵던 시절에도 김치만은 꼭 담그려고 했다.

김치와 함께 보릿고개를 넘다
보릿고개란 지난가을에 수확한 쌀이 다 떨어졌는데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먹을 것이 없는, 1년 중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이르는 말이다. 1960년대까지도 해마다 봄이면 많은 사람들이 보릿고개로 극심한 굶주림을 겪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는 농민들이 추수를 끝내고 소작료와 빚, 세금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 가까스로 긴 겨울을 나고 5월쯤되면 먹을 것이 바닥났다. 농민들은 소나무 속껍질을 잘게 찢거나 찧어 쌀가루와 섞어서 송기떡을 만들어 먹거나, 풋보리나 쑥 같은 나물로 죽을 쑤어 먹었다. 김장김치가 남아 있으면 물을 잔뜩 붓고 쌀을 조금 넣어 김치죽을 끓였다. 김장김치마저 다 떨어지면 열무가 나기를 기다려 열무김치를 담갔다.

△ 보릿고개를 함께 넘은 농민들 먹을거리

보리와 열무는 보릿고개의 끝을 상징했다. 보리밥과 열무김치를 별미라고 여기게 된 데에는, 그 맛 자체로도 뛰어났지만 보릿고개라는 배고픔의 시간이 있어서였다. 김치는 곤궁했던 보릿고개를 함께 견디고 끝맺었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 열무가 없으면 민들레의 어린잎이나 각종 산나물을 뜯어다가 김치를 담갔다. 먹을 것이 부족하니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김치의 재료가 되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은, 역설적이게도 수많은 김치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는 이렇게 탄생한 것이었다.

ⓒ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2022)
※ 본문과 그림은 '세계김치연구소' 저작물로 '김치콘텐츠통합플랫폼'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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